|
|
'이분법을 넘어 서자.'고?
오랫만에 김영주의 영화 칼럼을 찬찬히 읽어 봤다. 헤브라이즘의 배타적 우월주의를 바탕으로 형성된 서구 제국주의 이데올로기가 어떤 형태로 영화속에 침투하여 있는지를 여러 사례를 들어 논증하고 있다. 그러나 머지 않은 시기에 또다른, 어쩌면 더 큰 이분법 이데올로기가 우리 주변에 휘몰아 칠 것이다. 음양론은 황하 유역에서 5천년을 두고 발전해 온, 우리 생활 속에 이미 체화된 이데올로기이다. 여기에 오행론을 곁들여 동양인은 "음양의 조화"를 목표로 물질과 정신을 다스려 왔다. 문제는 중화제국주의가 음양론을 제 편의에 맞게 덧씌울 가능성이다. 무협지의 기본틀을 슬쩍만 들여다 봐도 그 편린이 보인다. 중원의 무림 강호들이 펼치는 정정당당한 세계를 외세 마도, 흑도들이 꼼수 살수로 맞서며 덤벼들 때 그 놈들은 중화 무림이 똘똘 뭉쳐 싹쓸이,평정한다는 것이 무협지 플롯의 기본이다. 이런 정신구조의 외연이 동북공정으로 발현되었다. 앞으로도 세상은 약육강식의 논리에 지배될 것이다. 물론 약자의 처지에 밀린채 원하지 않은 압제의 사살에 묶이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흑백논리, 이분법적 사고 속에서 이기겠다는 데만 온 몸을 바칠 일은 아니다. 돌이켜 보자. 우리가 받은 교육의 대강도, 우리가 자식들에게 가르치는 큰 바탕도 "싸워서 이기는 삶을 준비하라!"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나이 오십을 넘어가며 생각해 보건데 이건 답이 아닌것 같다. 오히려 대립구조를 뛰어 넘는 상생, 나눔, 복덕, 사랑의 철학 속에 길이 있지 않을까? 우리 후반생을 살찌울 양식을 차분히, 천천히 준비해 나가야 할 것 같다. 영주의 영화 이야기 속에는 메시지가 많이 들어 있다. 나도 이제 영화 좀 보고 다녀야 헐텐디..... |
| 
|
김영주
2007-04-01 10:39
|
서양이분법과 동양음양법에는 같은 점이 있고 다른 점이 있다. 겉으로 비슷해 보이지만 속은 매우 다르다. 그 뿌리가 너무나 이질적이다. 그리고 서로 그 일장 일단이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눈앞의 현실에서 그 어떤 구체적인 일에서 그 우열을 말할 수는 있을지언정, 궁극적으로 우열을 지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서양이분법과 동양음양법을 포인트로 삼아 서양문화와 동양문화를 접근하면, 내 경험으로는 거의 80%이상이 상당히 짜임새있게 이해된다. 중화주의의 물결이 도도하기 이를 데 없다. 최근에 교육방송에서 방영한 중국CCTV 다큐 12부작 [대국굴기]가 참 좋은 다큐이면서도 중화주의 '지구촌은 이제 중국이 앞장 서 나아가겠다"는 도도한 자존심이 깔려 있다.(내가 DVD로 녹화해서 가지고 있다. 마지막 12편을 술에 취해서 놓쳐렸지만, 12편도 곧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마당의 '리자'라는 분이 이 다큐도 찾아서 올려주면 참 좋을 것 같다. 고등학생 이상의 가족과 함께 참 볼만한 교양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초등 중등은 어렵드라도 알아먹든 못 알아먹든 달래가며 억지로 보아둘 만 하다고 생각한다. 중화주의와 동양음양법의 관계는 좀 다른 각도에서 달리 보아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글고 많이 바쁜 모양인데, 영화에 재미를 붙이려면 상당한 시간이 투자된다. 글고 보는 영화마다 보람이 있는 게 아니라, 이 땅의 매스컴과 평론가들이 호객행위나 자기과시적인 글을 쓰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맘에 든 정보를 갖기가 매우 힘들며, 까다롭게 접근해도 반쯤은 실망스럽다. 아무튼 그런 수고로움과 정성이 들어가니, 그리 신경쓰지 않고 대충 접근한다면 모르지만, 자기 맘에 드는 영화를 만나는 게 그리 많지 않다. 난 영화중독증에 걸려서 할 수 없는 놈이 되어 버렸지만. 아무튼 내 글과 www.finching.net의 글을 많이 참고하기 바란다. 너의 글을 보면, 세상을 참 적극적으로 열심히 살아간다는 느낌이 덮쳐온다. 게다가 니 '상처난 거시기' 이야기 같은 요절복통하는 감성에 또 다른 감동을 먹었다. 니 스스로도 미처 알지 못했던 그 어떤 능력이 아닐까 하는데, 그 감성을 잘 가꾸어내면 제법 쓸만한 너만의 '맘의 텃밭'을 가꾸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 이 말 소홀히 듣지 말아다오. 태룡이 화이팅!!!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