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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의 교신(김봉철-서경석)
요즈음 많은 친구들의 소식이 궁금하고 보고싶지만 매우 한정된 동문들만이 홈피에 올라오는 것같아 안타깝습니다. 여기 유일하게 있던 김 봉철동문이 그나마 이번 7/29일 귀국한다기에 서운한 마음그지없습니다. 그동안 우리집과 옥스포드에서 만나면서 나눈 대화(이멜)들을 한 번 올리오니 즐감하소서. 그러나 제가 보낸 메일이 많이 지워져서 김 봉철동문이 회신 온 것을 위주로 퍼옴. ◐ 한국에서 임 성래군으로부터 김 봉철교수가 영국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도 미처 연락을 못하다가 먼저 연락이온뒤 교신후 답신. 제목 : 소식 반갑네(김봉철). 보낸날짜 2003년 04/03 (목), 새벽 02시 29분 46초 +0900 (KST) 답장 고맙네. 그래, 이제 대충 집안 정리는 된 것 같구만. 나는 혼자 나와 있어. 아이가 고2라 모험을 하기가 쉽지 않았네. 지난 겨울에 가족들이 와서 잠깐이라도 함께 지낸 것이 그래도 위안이랄까? 나는 여기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어. 이제 갈 날이 가까워오니까, 무언가 결실을 맺어야 한다는 조바심이 생겨 마음이 바빠지는 요즘이네. 나는 주로 여기 고전학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어. 내 전공이 고대 그리스 역사이니, 여기서는 classics에 속하네. 내 전공으로 보면, 옥스퍼드의 연구 수준이 세계 일류인지라 많이 배우고 있네. 런던 가면 연락함세. 나는 런던에 가더라도 주로 대영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다른 곳에는 별로 들르지 않고 있어. 날씨 좋을 때 옥스퍼드에 한 번 놀러 오라구. 그럼 건강하게 지내기를 비네. 김봉철 씀. ◐ 바쁘다는 핑계로 김 동문에게 소홀하다 윤 교수라는분을 한인성당에서 뵙고 안부를 서로 주고 받은뒤 우리집에 오겠다는 편지. 제목 : 한 번 만나세(김봉철). 보낸날짜 2003년 06/24 (화), 밤 12시 36분 15초 +0900 (KST) 나, 김봉철이네. 이제 영국 생활에 완전히 익숙해질 때가 되었을 것 같은데, 잘 지내리라고 믿네. 벌써 7월이 눈 앞에 있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슬슬 하고 있네. 나는 7월 29일에 귀국할 예정이네. 며칠 전에는 인하대 법대 윤보옥교수가 자네 안부를 전하더구만. 내가 이번 일요일(29일)에 런던에 갈 생각인데, 자네 사정이 괜찮다면 얼굴이나 한 번 보세. 내가 오후 5시에 윔블던역 부근에서 약속이 하나 있으니, 그 전에 만나서 점심이나 하세. 장소는 윔블던역에서 머지 않은 곳으로 정했으면 하는데, 어떤가? 만일 이번 일요일에 자네 사정이 어렵다면 다음에 런던 갈 때 연락할 것이니, 마음 편히 생각하게나. 그럼, 건강 조심하고 잘 지내기를 바라네. 2003. 6. 23. 옥스퍼드에서 김봉철. ◐ 우리집에 왔다간뒤 옥스포드에 초청/ 다른동문들도 김동문의 아래 설명으로 옥스포드에 대한 간접경험이 됐으면 합니다. 제목 옥스포드 구경 일정(김봉철). 보낸날짜 2003년 07/11 (금), 밤 10시 35분 40초 +0900 (KST) 지난 번에 자네 집에서 대접을 너무 잘 받아 고마웠네. 부인께 다시 한 번 고맙다고 전해 주게. 연지와 한두가 호기심이 많아 이야기하기도 아주 편했고, 참으로 즐거운 자리였네. 사진도 고맙게 잘 받았고. 나는 스페인에서 10일간 머물다 어제 새벽에 도착하여 이제야 좀 정신을 차렸네. 옥스퍼드 구경을 한 주일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나는 이제 남은 기간 동안 주로 옥스퍼드에서만 보낼 것이니, 날짜를 편하게 잡아 계획을 짜게나. 자네 가족이 옥스퍼드에서 얼마나 머무는가에 따라 구경할 곳들이 결정될 것이지만, 기본적인 곳을 말하자면 Broad Street 주변의 옛 건물들(보들리언 도서관, 래드클리프, 쉘도니언 극장, 유니버시티 처치)을 걸어서 돌아보는데 1시간 정도, 칼리지 관람(가장 대규모인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를 보통 관람하는데 30분 정도이고, 다른 칼리지들을 몇 개 구경하자면 30분 정도 더 소요될 것. 흔히 관광객들은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만 구경하는데, 그 칼리지는 일요일에는 오후 1시부터 개방), 애쉬몰리언 박물관(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 유물, 근대 회화가 전시되어 있는데, 보는 데에 1시간 정도 걸림), 자연사 박물관도 보는 데에 30분 정도는 걸릴 것으로 보네. 이 두 박물관은 일요일에는 모두 오후 2-5시에 개방한다네. 이것들이 옥스퍼드에서 가장 기본적인 구경거리라네. 옥스퍼드에 온 김에 근처의 다른 곳을 보고 싶다면, 나는 Blenheim Palace를 권하고 싶네. 그 곳은 옥스퍼드 북서쪽의 Woodstock의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데(거리는 옥스퍼드에서 약 13km 정도), 윈스턴 처칠 생가로도 유명한 곳이네. 더 많은 곳을 보고 싶다면 옥스퍼드에서 북동쪽으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Stratford upon Avon과 Warick을 보면 될 것이네. Stratford upon Avon은 Shakespeare의 고향이고, Warick은 城(castle)으로 유명한 곳이네. 옥스퍼드만 구경한다면 3시간 정도 걸릴 것이고, 블렌하임 구경은 아마 1시간 30분이면 될 것이네. 블렌헤임에는 차를 가지고 입장할 수 있네. 또 Stratford upon Avon과 Warick을 구경한다면, 오고 가는 시간과 구경하는 시간을 합해 5시간은 더 들여야 할 것이네. 내가 보기에, 무리하지 않으려면, 블렌헤임과 옥스퍼드 정도가 어떨까 하네. 일요일에는 옥스퍼드의 볼 것들이 대개 오후에 문을 열기 때문에, 먼저 블렌헤임 궁전을 먼저 보고 나서 옥스퍼드를 구경하는 것이 나을 듯 하네. 블렌헤임은 오전 10시30분에 문을 여니까 그 때 들어가서 12시까지 구경하고 옥스퍼드에 와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옥스퍼드 구경을 하는 것이 어떨른지. 그러면 내가 12시 30분경에 옥스퍼드에서 자네 가족과 합류하여 같이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네. 만나는 장소는 City Centre의 모들린 스트리트(Magdalen Street)에 있는 Borders 서점 입구가 좋을 것 같네. 내가 있는 기숙사(117 Banbury Road에 위치)는 시내 중심가로부터 좀 떨어져 있어 시내까지 걸어가기에는 좀 벅찰 것 같으니, 아예 차를 시내에 주차시키고 시내 중심가에서 만나는 것이 어떨까 하네. 아니면 차를 기숙사에 주차시키고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는 것도 괜찮고. 그리고 점심을 먹고 옥스퍼드 구경(3시간-3시간 30분 정도 예상)을 하고 나면 아마 오후 5시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네. 일요일이 아니라면, 먼저 옥스퍼드를 보고 Stratford upon Avon과 Warick을 가보는 것이 좋을 것이네. 그럴 경우 블렌헤임은 생략해야겠지? 간단하게 구경할 곳과 그에 드는 시간을 설명했으니, 계획을 잘 짜보게나. 그럼 소식 기다리겠네. 모처럼 부모님과 좋은 시간 보내기를 비네. 2003. 7. 11. 김봉철 씀. ◐ 옥스포드다녀온뒤 김 교수의 글/ 디지탈 사진파일과 함께 제목 건강하게나(김봉철). 보낸날짜 2003년 07/25 (금), 저녁 6시 33분 38초 +0900 (KST) 잘 지내는가? 지난 주에 자네 가족이 옥스퍼드에 왔었는데, 벌써 한 주일이 흘렀구만. 나는 이래 저래 하던 일 정리하면서 갈 날을 기다리고 있네. 혼자 지내며 자유로움과 적적함을 함께 누린 지난 1년 세월이었는데, 막상 떠나려니 아쉬운 감이 앞서네. 한국의 내 가족들이 이 말을 들으면 섭섭하려나? 어쨌든 자네 가족들과 함께 보낸 것은 좋은 추억이 될 것이네. 자네나 자네 가족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기를 비네. 특히 자네 건강에 유의하게나. 한국에 오면 연락하고, 혹시 연지나 한두가 묻고 싶은 것이 있으면 내게 메일을 보내라고 하게. 부인에게도 안부 전해 주게. 지난 일요일에 옥스퍼드에서 찍은 사진을 몇 장 보내네.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 보기 좋더구만. 그럼, 또 연락하세. 2003. 7. 25. 김봉철 씀. ◐ 영국에서의 마지막 교신이 될 것같은 나의 회신 제목 귀국 잘하시게(서경석) 보낸날짜 2003년 07/26 (토), 오후 5시 53분 36초 +0900 (KST) 김 교수, 사진파일과 귀국인사 잘받았네. 언젠가 우리가 코흘리게 국민학생으로 만났었는데 어느덧 성장해서 2세들이 또다시 곧 3세를 만들어버릴 나이가 되버렸다는 것이 아직도 실감이 안나고 아쉽기만 하는 나날의 연속일세. 아무쪼록 귀국 잘하셔서 가족과의 반가운 해후를 빌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들을 영원히 간직하세. 자유로움과 외로움을 1년동안 즐기고 참고 지내느라 고생이 많았으이. 가까이 있었고 내가 시간을 더 내었더라면 많은 좀더 많은 대화도 나뉘었었겠네만은 사정이 그러하지 못함이 아쉽네. 금일도 토요근무차 사무실에서 이것 저것 정리하고 있다네. 아직도 좀더나은 미래를 향해 뛰어야한다는 명제는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것같으니 열심히 살아보세나. 김 교수는 후학에 열중하고 나역시 영국에서의 국산차 홍보를 함으로써 애국하는 것아니겠나. 다니는 곳마다 각국언어및 중국어, 일본어의 안내문은 있어도 한국말안내문은 없다며 불평하는 우리아이들에게 너희몫이다라고 하기에는 우린 아직도 젊다고 생각해. 아무쪼록 건강하시게. 돌아가서 영국에서의 이야기를 가족들에게나 친구들에게도 전하시게. 그럼 안녕..... 서 경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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