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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해가 뜬다.
내가 이해하는 서경석은 현대에 흡수당한 기아맨이 겪는 뼈아픈 수모의 oo이다. 연말 인사씨즌에 기아맨 중에서도 몇몇 임원 승진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오늘날 기아맨이 겪고 있는 현실은 실로 참담하다. 그런데 왜 기아맨이 이처럼 푸대접을 받는가? 그것은 기아를 인수한 현대의 전근대적인 기업운영 방식에 있다. 말하자면 경석이는 인생 중반에 오너를 잘 못 만나서 씰데 없는 고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몽구 회장이 인수한 현대자동차 그룹의 최근 몇년간 경영실적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최근 3-4년간 현대자동차 및 관련 계열사의 사장들의 평균 임기는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무슨 구실인가를 붙여서 CEO가 그 해에 거둔 성과와 전혀 관계없이 연말에,혹은 연중에도 사장의 목이 댕겅댕겅 잘려 나간다. 그 모든 것이 정몽구 회장의 빈곤한 경영철학에서 출발된다. 즉, 정몽구 회장이 유능한 사람보다는 자기 코드에 맞는 충성심이 강한 부하를 선호하는데서 우리가 이해 못하는 이런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것이다. 이런 기업 문화 속에서는 경석이처럼 실무에 강하고, 뛰어난 실적을 보여준다고 해도 기껏 받는 대접이란 것이 미개척지에 내던져져서 바닥을 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참 싫은 일이지만 승진하려면 썩은 동아줄이라도 하나 붙들어야 될 것 같다. ====================================================================== 경석아, 네 삶의 궤적을 워낙 잘 알고 있기에 네가 처한 오늘의 현실이 실로 안타깝다. 일찌기 우리 51회 서울 동기회가 오늘날처럼 반석 위에 자리 잡은 것이 그대의 열정,성실함, 그리고 바지런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네가 쓴 그대로 최근에 영국 법인은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또 영국에 파견되기 전 부서에서도 너는 해외영업 관리인으로서 확실한 기여를 했었다. 그 뿐인가? 기아의 최정예 A/S 파트 전문가로서 디트로이트에서 2년간 연수를 받았던 너에게 기아를 접수한 점령군은 너를 자동차 판매소에 배치하였다. 너는 전문성을 무시당한 엔지니어로서의 수모를 감내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안양,안산 영업소 지점장을 맡아 이루어낸 성과는 얼마나 대단했었던가? 너는 항상 전국 200개 이상의 점포에서 5위 이내에 드는 성적을 냈었다. 경석아, 내가 너에게 큰 힘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이 점에 대해서는 나도 반성 많이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네가 겪는 오늘의 고통이 아무런 보상없이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네 땀과 눈물이 한꺼번에 보상받는 날이 조만간 올 것이다. 그 날은 차분하게 기다려 봐라. 이 날까지도 잘 참아 온 너다. 힘들 때 마다 억울한 모함 속에 거세를 당하는 궁형을 받고서도 그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史記를 기록해 나간 史馬遷을 생각하자. 사마천과 같이 삶에 대한 애정을 날줄로 삼고 자기자신에 대한 믿음을 씨줄로 삼아 우리 인생의 하반생을 꾸려 나가자. 이제 다시 下心을 하고,마음을 비우고, 가벼운 기분으로 다시 구두끈을 조이자.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바라보는 태양에게 기쁜 마음으로 인사하자.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고 본다. 네가 요즘에 척박한 아일랜드 시장을 가꾸기 위해 뿌리고 있는 피와 땀과 눈물이 결코 헛되이 낭비되지 않을 것이다. 지난 연말에 너를 만나지 못했던 것이 맘에 걸린다. 새힘을 얻어 씩씩하게 살려므나. 태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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