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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아, 맥주 마시러 가자.
지난 5월 23일 체육대회가 끝날 무렵에 웬 콧수염이 나타났다, 7살쯤 된 꼬맹이를 하나 데리고. 그는 그 꼬맹이하고 야구 놀이를 하느라고 친구들과 변변히 인사도 못나누었다. 천천히, 어눌하게 말을 이어가는 그의 얼굴은 참 인상적이었다. 차마 공개적으로 설명하지는 못하겠지만 굳이 써보라면 단편소설의 한 장면처럼 쓸 수도 있겠더라. 그가 박기성이었다. 고등학교 때 쉬는 시간이면 늘상 운동장에서 하루(손으로 고무공을 치던 야구게임)를 하던 그 얼굴이 되살아 났다. 기성이는 '이미례'라구,"수렁에서 건진 내딸"등 주제가 분명한 영화를 찍어대는 여자감독과 나이 사십이 다 되어 만나 난 아들에게 묶여 사는 생활을 즐기는 것 같다. 얼마 전에는 우리 홈페이지에 응암동에서 맥주점을 한다고 광고한 적도 있다. 우리 목동팀은 체육대회가 끝난 뒤 나,윤승한,강주완,배민영,민동곤이 마누라를 불러 내서 맥주점에서 뒤풀이를 하고 있었다. 또 끝날 때 쯤 해서 박기성과 이미례가 나타났다. 박기성은 7월초에 곤륜산을 등반하는 패를 이끈다고 했다. 전설속의 산으로 알려진 곤륜산은 타클라마칸 남쪽의 연봉중 하나로 7,500M라고 한다. 박기성은 7,000M급은 4번 올랐고, 8,000M급도 한번 올랐다고 한다. 앞으로 박기성네 맥주점에서 돈이 벌린다면, 그 돈은 등반 원정자금이 되거나 영화 제작비가 될 성 싶다. 나는 제안한다. 다음주 목요일(6월 10일) 밤 7시 30분에 기성이네 맥주점에서 한잔 하자. 특히 서부 지역에 사는 친구들 마누라 대동하고 다 모여라. 태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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