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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변상섭 이 다른 책에 대한 것
나는 실력이 짧아서 무슨 내용인지 이해는 못하지만 이런 대화가 나와 있길래 ----- 제 해 성 호명스님<통도사 한주> “이웃 아픔 돌봐야 참불자” 수행하는 까닭은 무엇을 얻기위함 아닌 ‘나’를 無化시키는 것 붉게 물들었던 영축산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다. 통도사의 우람한 소나무가 더욱 웅장하게 다가온다. 영축산에서 달려내려온 초겨울 바람이 솔숲에 이르러 이내 부드러워진다. 통도사는 그렇게 솔바람으로 사람을 맞아들이는 가람이다. 시탑전에 주석하고 계신 호명스님도 그렇다. 세수 87세의 노구에도 불구하고 공부모임을 이끌고 계신다. 참된 삶을 살겠다는 사람들을 이끄는 것이 스님들이 해야 일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스님은 수행을 하더라도 불교를 바르게 알고 수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받아들이는 삶이 불자의 도리라고 말씀하셨다. ◇통도사 시탑전 앞뜰을 거닐다 은행잎 몇닢을 줍는 호명스님. 추운 겨울날 노란 잎을 바라보면 마음이 포근해진다고 말씀하신다. *약력 ·1914년 서울生 ·39년 포응스님을 은사로 출가 ·해인사, 통도사 강원 졸업 ·금강산 마하연, 상원사 등 여러 선방에서 참선수행 ·진주 연화사 주지 역임 ·87년부터 통도사 시탑전(侍塔殿)에 주석 ─불교에서는 아직도 문자를 가벼이 여기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물론 알음알이에 빠지지 말라는 뜻일텐데요. 스님께서는 책을 보시고 출가하셨습니다. 불서의 중요성을 알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몸이 아파 금강산 장안사 부근의 토굴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불교의 정수>라는 일본어로 된 책을 읽었어요. 일본 진종의 목진무암(木津無庵)이라는 사람이 쓴 작은 책으로 불교의 교리를 간단하게 적어놓은 것이었어요. 불교가 뭔지 알게 해주는 책이었지요. <반야심경>을 보고서는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구나, 세상의 좋다는 것을 다 얻어도 만족이 없겠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출가하기로 결심했어요. 책이 나를 중으로 살게 만들었죠. 경전을 놓지 않는 이유가 또 있어요.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출가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겨울 안거를 나려고 큰 선방에 들어갔을 때였어요. 화두를 받았는데, 나는 화두를 수학문제 풀 듯 하는 줄 알고 대들다가 머리가 빠개지는 것 같은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조실스님께 올라가 여쭈었더니 ‘망상 피우지 말고 가서 앉아 있어라’는 말만 들었어요. 세 번을 그랬습니다. 그때 선방에서는 바랑에 책을 넣어다니면 방부도 받아주지 않던 때였는데, 나는 바랑에 <선가귀감>을 넣고 다녔어요. 참선방에 들어가지 않고 뒷방에 앉아 <선가귀감>을 읽어보니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은산철벽을 만나거든 휙 뛰어넘든지, 너죽고 나죽자는 식으로 주저앉든지 해야 하는데, 그냥 뚫으려고만 했었지요. 그 길로 선방에서 내려왔습니다. 막대기 법문만 있는 것에 회의가 들었던 거지요. 호통을 치던지, 차근차근 자상하게 일깨워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지요. 요즘도 그래요. 법문은 가려운 데를 꼭 짚어서 긁어주듯이 하는 효자손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니 몇 십년을 해도 장판에 때만 묻히고, 수행이라는 이름만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글과 내가 둘이 아니어야 합니다. 남이 써놓은 글도 결국은 내 것이 되어야지요. 선가에서 사교입선(捨敎入禪)이라고 말하는데, 글을 무작정 버리라는 가르침이 아닙니다. 글을 보다보면 문득 수행으로 돌려야겠다는 때가 옵니다. 삶을 바라보는 눈이 열리는 것이지요. 그 때 수행에 들어가도 늦지 않습니다. 수행을 하면서도 책을 버리면 안 됩니다. 수행을 하면서 책을 보는 안목이 생겼으니, 책이 마냥 수행에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수행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우리 인간은 수많은 겁을 거쳐오면서 욕심, 사심(邪心), 시기심, 질투 등을 유전하는 것처럼 이어받았어요. 이러한 유전인자를 버리기 위해서 반드시 수행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수행을 하지 않고서는 마음 가운데 도사리고 있는 욕심을 떨쳐내지 못합니다. ‘나’라는 것을 무화(無化)시키는 것이 수행의 궁극입니다.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이 수행의 목적이 절대 아닙니다. ─최근 나온 책 가운데 신도들에게 한권 권해주시지요. 글자가 모여있다고 해서 모두 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근래 어떤 학자의 책을 봤는데, 말씀은 좋은데 자기 걸음걸이가 없더라고요. 인생을 다듬는 데에 뿌리를 두어야 하는데, 가지만 잔뜩 벌여놓은 꼴이예요. 수행의 체험에서 나오는 책이라야 매력이 있는 법입니다. 며칠 전에 변상섭이라는 사람의 책을 봤는데, 잘 썼습디다. 눈을 열어주는 길이 있어요. (스님은 교계신문의 애독자다. 법문 자료가 될만한 것들은 스크랩도 해둔다. 변씨의 책 <선, 신비주의인가 철학인가>는 교계신문 기사를 보고 부산의 서점에 가서 샀으며, “아마 내가 가장 먼저 이 책을 샀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으셨다. 변씨의 책에 대해 스님은 “선에 대해 풀이할 때도 있고, 하지 않아야 할 때가 있다. 선을 하는 사람들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것은 늘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촌평하셨다.) ─공부모임을 지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모임인지요. ▲경심회(耕心會)라는 모임이 있어요. 경심회라는 이름은 내가 붙였지요. 예전부터 모임을 하면, 이 이름을 써야겠다고 은근히 마음에 두고 있어지요. 재가자들 모임인데, 한 3년 됐어요. 처음에는 청년들과 보살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보살과 거사들이 반반이예요. 왔던 사람들이 모임이 괜찮았다고 생각했는지 다음에 올 때는 친구들 손목잡고 와서 지금은 한 오십명 됩니다. 매주 토요일 저녁 여섯시에 모여 아주 진지하게 하고 있어요. 왜 이 모임을 하느냐 하면, 불교가 사람의 마음을 이끌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야심경에 ‘무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이라는 말이 있지요. 이 가운데 ‘무’자가 무서운 것입니다. 거울이라는 자리입니다. 또 공(空)의 뜻을 알아야 쉬는 도리를 알고, 그래야 세상살이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하 생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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