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끝나고 3개월 째 끌던 신규투자를 마무리해 볼 요량으로 광주로 출장을 떠나

2주간이나 헤맨 결과는 꽝이었다.

결론이 선명해 지자 미루던 해외출장을 서둘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출국일이 올림픽 개막일이다.

오후 6시30분 북경으로 떠나야 할 비행기는 올림픽 개막식 때문에 밤 11시 50분에야 출발했다.

새벽 2시에 동생이 공항으로 와서 픽업.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북경 교외에서 업무협의를 겸한 골프가 있었다.

토요일 오후에는 그 유명한 북경원인의 발굴지 周口店문화유적 박물관을 관람했다.

60만년부터 1만년 전까지의 인류가 살아온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유적지는

엄청난 규모의 고고인류학 연구단지가 되어 있었다.

마침 북경 회계법인의 한국측 대표로 일하는 네째 동생이 양궁 준결승.결승전 표를 구해왔다.

우리 동포들과 중국인들이 날카롭게 대립하며 응원전을 펼쳤다.

숫자는 저쪽이 많지만 깃발과 단순한 구호만 외치고 있었다.

우리는 통일된 응원복과 응원띠를 가지고 있었다.

상암운동장의 응원리더가 시합전에 10여분 동안 응원연습을 시키고

실전에서 대여섯개의 응원모드를 가동시켰다.

중국인들이 벌이는 시골 운동회 응원같은 같은 모습은

대학연맹전 응원팀 같은 한국팀 응원에 비해 족탈불급이다.

어쩌면 우리들이 가진 이런 사소한 세련미 자체가 중국인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 한국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런 식으로 중국에게 어드밴티지를 쥔 게임을 하고 있다. 

물론 본질적인 측면에서의 대결에서는 양궁과 정반대의 결과가 올 수도 있다.

준결승을 진행한 후 3,4위전을 기다리는데 장대비가 퍼붓는다.

비닐 비옷을 입고 결승전을 한시간 반 동안 기다렸다.

스포츠란 게 이렇게 사람을 몰두하게 한다.

거기다 애국심까지 곁들여진 오늘은 참 특별한 날이었다.

마침내 결승전!

계속해서 화살은 시위를 떠났고, 우리는 목이 메었다.

그리고 금메달 확정.

금메달을 건 선수와 함께 목이 메인 애국가 부르며

게양대 가운대 깃봉으로 태극기가 서서히 오르는 것을 보았다.

운좋고 복많은 하루였다.